골프디자이너 유창현 박사의 명예의 전당을 가다

▲‘세계골프명예의 전당’을 총괄하고 있는 스티브 모나 회장을 알게 된 것은 대략 8년 전으로 기억한다.
당시 스티브 모나 회장은 ‘미국골프코스관리자협회(Golf Course Superintendent Association of America)의 회장이었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올랜도에서 ‘골프산업박람회’를 개최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골프산업 종사자들에게 있어 가장 큰 행사라고 할 수 있는 ‘골프산업박람회’를 참가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인해 도착 전부터 크게 상기되어 있었다. 이러한 설렘에 불은 식을 줄 모르고, 우리 일행은 막 무 간에 행사 주체의 수장인 스티브 모나 회장에게 만나자고 수차례 요청 하였다. 이메일로 안 되면 팩스로, 그래도 안 되면 다시 이메일로 요청을 거듭하여 최종적으로 우리 일행만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해 주는 데까지 성공하였다.

2009년 스티브 모나 회장은 세계 골프 영향력 7위에 오를 만큼 바쁜 일정과 유명세로 인해 만나기 어려운 인물이었다. 하지만, 당시 골프코스가 300여개 밖에 되지 않은 골프 변방에서 날아온 우리를 위해 그 바쁜 일정에도 우리만을 위해 강의 자료를 준비하고 세미나를 개최해줘 감동이 남달랐다. 뿐만아니라 한국골프산업 발전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하였던 것은 참 인상 깊었다. 지금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이후 골프산업에 보다 많은 기여를 위하여 ‘세계골프재단(The World Golf Foundation)’의 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에도 골프 변방의 한 젊은이에게 꾸준히 연락을 주었고, 드디어 올해 2017년 2월 다시 골프명예의 전당을 방문하였을 때도 기꺼이 시간을 내 주었다. 필자는 그의 호의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한국골프산업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을 보다 자세히 소개해 보려 한다.

▲세계 골프명예의 전당은 원래 노스 캐롤라이나에 있는 파인허스트에 있었다. 그것도 개인소유로 운영 되어 왔다. 파인허스트는 2014년 남성과 여성US Open을 동시에 개최하였던 곳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명문 클래식 코스이다. 파인허스트에 있는 명예의 전당은 1974년에 오픈 하였고, 헌액된 회원은 고작 13명뿐이었다.
파인허스트 명예의 전당 이외에 몇 개의 명예의 전당이 더 있었다. 미PGA가 운영하던 명예의 전당은 1980년대에 들어 파인허스트에 포함되었고, 미LPGA 명예의 전당도 1998년에 통합되어 현재는 공동 운영되고 있다. 파인허스트의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은 1996년에 접어 들어 새롭게 탈바꿈하여 현재의 위치인 세이트 오거스틴의 월드 골프 빌리지에 세워 졌다. 운영 체계를 위하여 ‘세계골프재단(World Golf Foundation)’이라는 단체가 설립되었고, 전시장과 시설물들은 1998년 6월19일 오픈 하였다.

앞서 말했듯이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은 플로리다 세인트 오거스틴에 있는 ‘더월드 골프 빌리지(The World Golf Village)’ 내에 있다. 세인트 오거스틴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유럽인들이 가장 먼저 정착해 살던 도시이다. 옛 도시는 더월드 골프 빌리지와 20분 떨어져 있으며, 옛 도시와 현대가 어우러져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1565년 스페인 군대가 처음 들어와 도시를 조성하여 시내에는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서부 영화에나 나올 듯 한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우리 일행은 별 기대 없이 한 끼 식사를 때운다는 마음으로 옛 도심을 찾았다. 마치 숨어 있는 보물을 찾은듯 한 마음으로 세인트 오거스틴을 마음껏 즐겼다. 끝이 보이지 않는 해변과 평온함을 보고, 오래된 레스토랑을 찾아 카우보이가 된 듯했고 그다지 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카우보이 가수의 컨트리 송을 듣는것 조차 이국적이었다.

세계골프명예의 전당은 총2개의 골프코스와 전시장, 그리고 수 개의 호텔, 골프 아카데미, 기념품 판매장, 기타 골프를 다른 모습으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전시장에 잘 정돈된 전시물은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매료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총26개 국가 또는 국제단체들이 기부한 전시물로 전시장은 구성되어 있으며 총 155명이 헌액 돼 회원들의 개인부스가 전시 되어 있다.
한국인으로서는 박세리 선수가 2007년 헌액 되어 당당히 한 부스를 차지하고 있다. 반인비 선수는 아직 공식적인 행사를 가지지 않아 전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것이 매우 아쉬웠다. 명예의 전당 본당 앞에는 헌액된 회원들의 국가의 국기가 당당히 휘날린다. 전 세계 수많은 나라 중 단 18개 국기만 볼 수 있으며 이 중 하나가 바로 태극기이다. 박세리 선수가 얼마나 한국골프산업 발전에 역할을 하였는지 새삼스럽게 한다.

▲세계 골프명예의 전당에는 총2개의 골프코스를 가지고 있다.
인근1시간 거리에 TPS Sawgrass의 운영과도 관련이 있어 이를 포함한다면 이 곳을 방문할 경우 보다 많은 코스를 즐길 수 있다. 첫 번째 코스는 명예의 전당에서 도보 거리에 있는 ‘슬램머 앤 스콰이어(Slammer & Squire)’이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회원인 샘스니즈와 진사라젠의 이름을 빌려 명명한 곳이다. 아놀드파머 이전 미PGA 대회 대부분의 기록을 가지고 있었던 프로골퍼 선수출신들로 그들을 기리기 위해 명명되었다.

두 번째코스는‘ 킹 앤 베어(King & Bear)’코스이다. 여기서 말하는 킹은 잭니클라우스를 말하며, 베어는 아놀드파머를 말한다. 세계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잭니클라우스와 아놀드파머가 공동 설계한 코스이다. 우리가 방문할 당시에는 9홀을 리노베이션을 하고 있어 전체 코스를 보지 못 했지만 수년전 방문시에는 카트 내에 설치된 GPS에서 잭니클라우스와 아놀드파머가 홀에대해 설명하는 육성을 들을 수 있어 홀에 대한 감흥이 남달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에서 본 또 다른 감흥은 아카데미 시설이다. 비영리 단체인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은 미PGA Tour와도 큰 연관이 있다. 그래서인지 여러 시설 중 단연 눈에 띄는 시설이 바로 골프 아카데미이다. 우리 일행이 방문할 당시에도 수 많은 학생들이 골프를 연습하고 있었다. 각자 골프클럽을 매거나 카트를 이용하여 밀면서 연습하는 모습이 참 흥미롭고 부러웠다. 특히 잘 정돈된 국제 경기 수준의 코스와 잔디 위에서 맘껏 디봇을 만들며 아이언 연습을 할 수 있는 드라이빙렌지, 페어웨이 벙커 연습시설, 그린 벙커 연습 시설 등 코스와 똑 같은 환경을 가지고 있는 연습시설은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는 시설들로 여간 부러울 수 없었다.

이곳을 통해 선수 육성을 위해 단순히 선수들에게 연습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연습시설을 갖추어 공급해야 올바른 골프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 방문은 골프산업 종사자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방문할 필요가 있다. 골프의 역사가 어디서 시작되었고, 어떻게 발전하였으며,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아니 확인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골프산업이 단순히 많은 골프장 수로 인하여 자연스럽게 발전하였다고 하면 큰 오산이다. 현재 골프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골프산업 발전을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

현재 골프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과거를 정확하게 알아야 된다. 몇년 전, 방문에서 스티브 모나 회장이 한말이 생각난다.
“혹시 한국에는 골프관련 단체가 있는가? 왜냐하면 한국과 가까운 일본만 해도 우리와 많은 교류를 하고 앞으로도 더 많은 일을 하려고 몇 개의 단체에서 연락을 한다. 그런데 한국은 아직 아무런 연락이 없다. 혹시 단체가 없으면 어떠한 방법으로 일을 하면 되는지 알려 달라”라고 해 우리 골프현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그는 “역사는 미래다”라는 말을 통해 역사의 중요성과 함께 한국 골프의 미래에 대해 꼬집어 줬다. 이 날을 계기로 늘 긴장하고 또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다. 미국 명예의 전당을 통해 보면 한국 골프 역사가 보인다.

레저신문 webmaster@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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