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주(30)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에서 통산 23승을 달성했다.

안선주(30)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통산 23승을 달성한 소감을 밝혔다.

안선주는 5일 일본 오키나와 난조시의 류큐골프클럽(파72ㆍ6617야드)에서 열린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총상금 1억2000만엔ㆍ약 12억엔) 최종 4라운드에서 1오버파를 쳐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로 가와기시 후미카(23ㆍ일본ㆍ5언더파 283타)를 한 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우승상금은 2160만엔(약 2억2000만원).

경기를 마친 안선주는 “(가와기시는) 대단한 선수다. 나의 22살 때 분위기가 있다. 플레이는 공격적이고 비거리는 엄청나다”며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친 가와기시를 추켜세웠다.

안선주가 JLPGA 투어 첫 우승을 달성한 건 2010년이다. 당시 안선주는 데뷔전이자 개막전이던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 일본 골프계를 발칵 뒤집었다.

이에 대해 안선주는 “그때는 일본에 대해 전혀 몰랐다. 패기만으로 우승을 했다”며 당시 상황을 뒤돌아봤다. 이후 안선주는 22승을 달성하며 세 차례나 상금왕에 올랐다.

그리고 올 시즌 개막전. 안선주는 7년 전 그 무대에 다시 섰다. 공동 선두로 맞은 마지막 날 18번홀(파5)이 승부처가 됐다. 버디를 위해서는 오르막 라인 퍼트를 남겨둬야 한다. 핀 앞쪽 6m 안에 볼을 세우는 일은 지극히 어려운 기술이었다. 하지만 안선주는 만들어냈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최근 2년간의 힘들었던 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허리 디스크 증상이 나타나면서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 몇 번이고 은퇴를 생각했단다.

그의 오프시즌은 오로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대회에 나가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스윙 연습은 줄이고 피니컬 트레이닝 시간을 늘렸다. “허리디스크 완치는 없다. 평생 끼고 살아야 한다. 하지만 발과 허리 유연성을 키워 가동범위를 넓히면 증상이 완화되기도 한다.”

그의 또 다른 전략은 웃음이다.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웃음을 잃지 않겠다.” 안선주의 다짐이다.

그는 대회 첫날 10번홀(파4)에서 친 두 번째 샷이 나무에 맞고 되돌아와 몸에 맞았다. 1벌타 불운이었다. “골프 입문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안선주는 “아직 남은 홀이 있었기 때문에 웃었다”고 털어놨다.

웃음으로 불운을 극복한 것일까. 안선주는 이 대회에서 통산 23승을 달성, 네 번째 상금왕도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안선주는 “아직 한 개 대회를 치렀을 뿐”이라며 “37개 대회가 남아 있다”고 답했다.

동반 플레이어 가와기시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경험을 많이 쌓는다면 상당히 훌륭한 선수가 될 것 같다. 그의 골프가 마음에 든다. 바람에 밀리지 않는 드라이버샷은 부럽기까지 하다. 이미 팬이 됐다”고 말했다.

오상민 기자  ohsm31@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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