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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하면 제일 먼저 비행기를 타고 싶었어요.”4년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복귀를 앞둔 이승호 프로

짧고 단정한 생머리 청년이 골프연습장으로 들어왔다. 뽀얀 피부, 통통한 볼 살이 옛 기억을 더듬었다. 세월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비법이라도 있는 걸까. 그는 여전히 동안이었다. 청년은 한ㆍ미ㆍ일 프로골프 투어에서 종횡무진 활약해온 이승호(31ㆍ슈페리어)다.
지난해 12월 8일, 21개월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그는 2013년 이후 4년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복귀를 앞두고 있다. 지금은 샷 감과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연습하러 왔어요.” 그가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시합을 오랫동안 못나가서 샷 감이 없어요. 앞으로 두 달 동안 무뎌진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과제에요.”

그는 지난해 말 군 제대 후 곧바로 태국 전지훈련을 떠났다. 모처럼 만의 해방감도 그에겐 사치였을까. 떨어진 샷 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태국에서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제대하면 제일 먼저 비행기를 타고 싶었어요.” 잠시 뜸을 들이던 그가 엉뚱하면서도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입대 전엔 해외 투어를 많이 다녔는데 군대에선 그럴 일이 없었잖아요. 비행기가 너무 타고 싶더라고요(웃음).”

이승호는 KPGA 코리안 투어 통산 6승을 장식한 톱랭커다. 특히 한국과 미국, 일본 투어를 모두 경험한 몇 안 되는 선수다. 그는 올해도 미국이나 일본 투어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던진다는 각오다.
군 제대 후 4년 만에 국내 투어 복귀를 준비 중인 이승호 프로를 서울 강남구 청담골프연습장에서 만났다. 
“올해 상반기 결과를 봐야 할 것 같아요.” 그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일본은 이미 뛰어본 경험이 있지만, 미국은 네이션와이드 투어(지금의 웹닷컴 투어)만 뛰었지 PGA 투어엔 못 갔으니까요. 상반기 결과를 보면서 고민해보려고요.”
그가 국내 투어 복귀를 앞두고 해외 투어 재도전을 입에 올리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4년 만의 국내 투어 복귀 심정을 묻자, 복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기대감’이란 단어가 가장 먼저 머릿속을 스쳤다. 당연히 그 답변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는 의외의 답변을 던졌다. “갑갑하죠(웃음).” 그는 감춰뒀던 속내를 시원하게 털어놓았다.
“원래 위치로 되돌아오는 과정이잖아요. 새로운 건 없어요. 복학생 기분이라고 할까? 근데 대회도 많지 않고 예전과 다르게 침체된 분위기 때문에 마음이 편치만은 않죠.”
KPGA 코리안 투어 ‘복학생’의 넋두리가 이어졌다. “요즘 시합장엔 모르는 선수가 더 많아요. 이제 막 프로 무대에 데뷔한 어린 선수들도 실력이 대단하던데요. 비거리, 기술, 스코어 메이킹… 어느 것 하나 빠지질 않아요.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죠.”

올 시즌 그의 목표는 ‘즐기는 골프’다.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만의 플레이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올핸 목표를 세워 도전하기보다 성적에 상관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플레이를 해볼 생각입니다. 예전엔 성적에 연연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연연한다고 생각대로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포기한 건 아닙니다(웃음).”
시즌 운영에도 변화를 줄 계획이다. “20대 때는 체력적으로 자신이 있어서 연습과 시합에 초점을 맞췄는데 이제는 몸 관리나 트레이닝에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습에 투자하는 시간은 줄이고 몸 관리 시간을 조금씩 늘릴 생각입니다.”
또 한 가지 목표가 있다면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그는 국내에서 6차례나 우승컵을 들었지만 메이저 트로피는 없다. “2009년 삼성베네스트 오픈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때가 제 전성기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은 없기 때문에 꼭 한 번은 우승하고 싶어요. 제2의 전성기를 열어야죠.”
그의 얼굴에 여유가 보였다. “(김)경태, (배)상문이, (박)준원이…. 지금 투어에서 날리는 선수들이 다 제 동기에요. 할 수 있어요.” 그의 자신감엔 분명 이유가 있어 보였다.

오상민 기자  ohsm31@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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