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사(Shaper)의 중요성 <1>

골프 코스는 “하나의 예술품”이다.
다시 풀어 말하자면 골프코스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익형 예술”이다.
골프 코스를 하나의 예술품으로 정의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골프라는 스포츠 필드를 3차원적으로 경험하며, 시각적으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스포츠 필드는 주변 경관은 몰라도 해당 필드는 규정된 크기와 규범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골프코스는 전 세계 3만개가 훨씬 넘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모양의 코스는 단 한군데도 없다. 가끔은 유명 설계자의 코스들 중 주요 홀(시그니처 홀) 들을 모아 18홀을 구성하여 새 코스를 만드는 곳도 만들어 진다. 하지만 이마저도 살아 있는 생물로 만드는 작품이라 같은 모양을 유지하지가 쉽지 않다.
전 세계에 수많은 코스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모습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골프코스 개발에 있어 설계자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들어 그 중요성으로 인하여 유명 설계자의 설계비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이로인해 미국의 모 설계자는 미국을 떠나 설계하지 않겠다는 발표까지 했다. 심지어는 특정 지역에 골프코스를 설계하지 않고, 특정 코스만 설계하는 조건으로 상상 이상의 비용을 청구하기도 한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설계자 알레스트 멕켄지는 생전에 설계비에 관하여 단호한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다.
“골프코스 설계자는 예술을 하는 사람이므로, 자신의 예술을 비용과 연관 시켜서는 안 된다.”라는게 알레스트 멕켄지 박사의 설계 철학이다. 이미 작고한지 100년이 지나 현실과 동 떨어져 있다고는 하지만 설계자의 초심을 잃어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충분히 담겨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실에서 사업과 연관하여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예술보다 사업을 먼저 연관시켜 코스를 설계한다면 예술과 너무 멀어지는 설계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하나의 조각품과도 비교되는 골프 코스는 그 조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골프코스를 개발함에 있어 설계자를 통하여 조형에 대한 콘셉트를 잡고, 해당 콘셉트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 조형사를 고용한다. 조형사는 불도저를 가지고 설계자의 설계 콘셉트에 맞도록 2D의 도면을 3D로 만들어 주는 전문가를 말한다.
 특정 설계자와 특정 조형사는 부부와 같다. 그 이유는 설계자가 생각하고 추구하는 코스의 모습을 바로 조형사가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설계사가 자신의 설계를 제대로 구현해 줄 수 있는 조형사를 만나는 것은 코스 설계에 있어 가장 큰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과학 기술의 발달로인해 코스를 조형하는 불도저에GPS를 부착하여 설계자의 조형을 구현하는 경우도 있다. 이 기술은 보통 고속도로, 수로, 야구장, 축구장 등 평탄성을 필요로 하는 공사에 사용하였던 장비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설계자가 그려 놓은 등고선을 토대로 조형을 하는 목적으로 해외에서는 GPS를 많이 사용한다. 특히 수면을 경계로 물과 경계를 이루는 에지(Edge)을 조성하기 위한 연못 공사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티는 앞부분이 1% 정도 들어 앞으로 상승하는 평탄한 조형이 필요하다. 티의 표면 배수를 유도하고, 플레이어의 공이 보다 원활하게 상승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이다. 하지만, 1%의 경사도는 시각적으로 판단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GPS를 활용하면 매우 유용하다. 골프선진국에서는 티 조성에 GPS를 사용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는 일반화 되지 않고 있다.
GPS의 사용 방법은 특정 위치에 기준점을 잡고, 도저의 가더(Grader)에 GPS를 부착하여 계획된 등고선과 일치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소음을 발생시켜 목표된 선형을 잡는 방법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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