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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인기·몸값 김하늘 도대체 얼마까지
오상민의 도쿄 현장 J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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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갤러리 사이로 하늘색 골프웨어가 눈에 들어왔다. 주위를 둘러보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하늘색 상의를 입고 있었다. 이들에겐 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주류 브랜드 진로(JINRO)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김하늘을 응원하는 일본 골프팬이라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요즘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대회장엔 흥미로운 풍경이 눈에 띤다. 혼마골프 캐주얼 로고 모자와 르꼬끄 골프 웨어를 입은 갤러리, 하늘색 상의와 진로 모자를 쓴 갤러리가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전자는 이보미(28ㆍ노부타 그룹)를 응원하는 갤러리, 후자는 김하늘의 열광팬들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보미 인기에 대적할 상대는 없었다. 지난 2011년부터 차근차근 팬덤을 구축한 이보미는 지난해 7승을 달성하며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갈아치워 실력과 인기 면에서 최고 선수임을 입증했다. 지금은 일본 내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이런 이보미의 아성을 위협하는 선수가 있다면 지난해 JLPGA 투어에 뛰어든 김하늘이다. 그의 인기는 매 대회 최종 라운드 풍경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하늘이 챔피언 조에 합류한 대회는 하늘색 상의와 진로 모자를 쓴 갤러리가 대회장을 가득 메운다. 이들은 김하늘의 우승을 염원하며 18홀 함께 돌면서 열띤 응원을 보낸다. 

이들 중 상당수는 경기 후에도 김하늘 주변을 서성인다. 사인을 받기 위해서다. 매 대회 1ㆍ2라운드 종료 후 진행된 구마모토 지진 피해지(자) 돕기 자선 팬사인회는 김하늘을 위한 이벤트였다. 김하늘의 사인을 받기 위해 끝도 없이 길게 늘어선 갤러리 풍경은 동료 선수들에게 상대적 빈곤감을 갖게 할 정도다. 

그의 인기몰이는 일본 내 ‘하늘사랑(김하늘 팬클럽)’ 발족으로 이어졌다. 올해 6월 재일교포 경제인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하늘사랑’은 대회장 응원은 물론 김하늘의 대외적 지원군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미디어 인터뷰는 한 달 전에 예약해도 성사가 어려울 정도다. 최근에는 인터뷰뿐 아니라 각종 화보와 스윙(레슨), 기획 연재 촬영이 쇄도하면서 연습에 차질을 빚게 됐고, 결국 인터뷰 횟수를 하루 1회로 제한을 뒀다. 

그의 인기 비결은 여성적이고 성숙한 이미지에 있다는 게 김하늘의 일본 내 매니지먼트사 KPS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회사에 따르면 김하늘은 일본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타입으로 데뷔 초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지만 성적 부진과 ‘3년은 지켜봐야 한다’는 사회적 관행으로 인해 미디어끼리 눈치만 봐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일본 미디어들은 김하늘을 테마로 한 기획(기사)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기 시작했고, 이제는 이보미와 함께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자 프로골퍼로 자리를 굳혔다. 

무엇보다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좋아진 성적이 인기 비결이다. 그는 지난해 17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차례도 톱10에 들지 못할 만큼 부진의 연속이었다. 먼싱웨어 레이디스 도카이 클래식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지만 ‘부진했던 시즌’이라는 꼬리표는 떼지 못했다. 

그는 지난 전지훈련에서 절치부심하며 완전히 다른 선수로 거듭났다. 프로 데뷔 10년차로 한국에서 두 차례나 상금왕에 오른 그였지만 초심에서 다시 시작했다. 

그의 성실성과 빛나는 투혼을 일본 골프팬들이 모를 리가 없다. 어떤 상황이라도 환한 얼굴로 플레이하지만 누구보다 강한 멘탈의 소유자라는 것도 안다. 동료 선수의 선전엔 따뜻한 미소로 축하해주는 성숙한 매너까지 지녔다. 요즘 일본 젊은 세대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선수다. 

그의 뜨거운 인기는 몸값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김하늘은 현재 하이트진로(메인), 르꼬끄 골프(의류), 혼마골프(장비)와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다. 전부 2017년이면 계약이 종료된다. 

김애숙 KPS 대표는 “메인 스폰서 조건으로 협상 중인 기업이 두 군데 정도 있는데 상당히 높은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브 스폰서 제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의류나 모자를 통한 (로고) 노출이 한정돼 있는 만큼 서브 스폰서의 추가 계약엔 신중을 기하고 있다. 

김하늘은 올 시즌 티포인트 레이디스 우승 포함, 톱10에 13차례 진입하며 상금순위 3위(8366만엔ㆍ약 9억원), 평균타수 2위(70.48타)에 올라 있다. 비록 최고는 아니지만 그만의 성숙한 매력이 이보미의 그늘에서도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그 가치를 알아보는 일본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오상민  ohsm31@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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