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월 마지막 주 월요일이 ‘골프의 날’로 올해엔 6월 27일이다. 지난 3월 총회에서 결의을 모은 이벤트다. 올해는 절반 이상의 골프장들이 ‘골프의 날’ 운영 참여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한 박정호 회장을 이제야 만났다. 골프대중화, 세금, 골프금지령, 정부의 인식 변화 등 그의 울분을 쏟아내는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골프산업 붕괴 위기 직면, 정부 ‘골프금지령’ 해제 당연 

왜곡된 여론 바로잡고, 불합리한 제도 개선 역량 집중

협회가 매년 6월 마지막 주 월요일을 ‘골프의 날’로 지정했는데 올해는 6월 27일이 골프의 날이다. 어떻게 진행되는가?

‘골프의 날’ 지정 및 이벤트 운영은 지난 3월 협회 정기총회에서 골프인구 저변확대와 대국민 인식개선, 골프대중화와 어려운 국가경제 속에서의 내수진작 차원에서 매년 ‘골프의 날’을 지정·운영하기로 한 사업계획안 통과에 따른 것이다.

올해는 지난해 이미 계획되어 있던 행사들이 가정의 달 5월에 열려 참여율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지만 적지 않은 회원사 골프장들이 ‘골프의 날 운영’에 참여의사를 밝히고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골프의 날 이벤트 중 가장 많은 골프장이 선택한 것은 그린피 할인이다. 절반 이상의 골프장들이 정상가에서 최대 50% 그린피를 할인하는가 하면 시간대별로 그린피를 다르게 책정하는 등 골퍼들의 선택폭을 넓혔다.

최근 들어 대통령이 공무원 골프 금지를 풀고 경제부총리가 공개 골프회동도 했다. 이어서 정부부처인 국토부가 골프에 대한 규정을 완화하는 등 공무원 골프금지가 본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있다. 이에 대한 소감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처음에는 골프금지령 해제가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했는데 본격적으로 공무원들의 골프장 출입 금족령이 풀리는 느낌이다.

골프는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이자 10대 내수산업이다. 또한 각종 대회의 입상으로 국가 및 국내기업 홍보에 크게 기여하는 효자 산업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무슨 사건만 있으면 골프금지령을 내리고 골프를 치는 사람에게는 카지노의 3배에 달하는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등 적대적 골프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올림픽 정식종목인 골프에 사치성소비세 성격인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것은 관광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부당하다며 이의 폐지를 주장했다. 이는 골프의 경우 올해 리우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돼있는데도 불구하고 회원제골프장 그린피에 개소세를 부과해 사행성·사치성 업종으로 간주하는 것은 부당하고 국제경쟁력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정부의 기조 변화에 따른 회원사들의 반응은 어떤가?

모두가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공무원 골프금지가 공식적으로 없었다지만 사실상의 골프금지령이 통용되지 않았는가? 대통령의 말씀과 잇따른 정부부처의 호응으로 비로소 8년간의 ‘공직자 골프금지령이란 길고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지 않았는가’ 하는 반응 일색이다.

지난 11일 여야 3당 수뇌부가 공개적인 골프회동을 가진 것도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다소나마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떤 긍정적 효과가 예상되는가?

대통령 발언 직후 관가의 반응은 떨떠름했다. 과거에도 비슷한 발언이 있었으나 오히려 반대 분위기로 돌아갔던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의식하여 경제부총리가 먼저 나서 경제단체의 장들과 골프회동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골프를 통한 내수 진작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1회성 발언이 아니라 의지다. 모쪼록 실효성이 있는 후속조치의 이행으로 우리 사회에 골프를 죄악시하는 풍조가 사라지고 골프산업 활성화를 통해 내수경기 진작이 이루어 졌으면 한다.

이런 정부 방침이 현실화되고, 기대효과가 실현되기 위해서 필요한 전제조건은?

공무원 골프금지령의 본질에는 근무시간에 남의 돈으로 접대를 받는다는 전제가 깔려있지 않은가. 주말이나, 휴가 등 근무시간 외에 자기 비용으로 골프를 즐긴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정부는 문제가 있는 경우 골프를 무조건 금지할 것이 아니라 문제를 일으킨 사람에 대한 처분에 그쳐야 할 것이다. 골프금지령 해제 역시 분명한 지침이 명시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공무원 행동강령’이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부정적 행위의 예시로 들어 있는 ‘골프’란 단어부터 삭제해야 한다. 

정부의 골프대중화 정책에 대한 아쉬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가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은?

골프의 대중화를 위해서 개선할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비용과 시간 등 골프에 대한 부담을 줄여줘야 하며 골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접근성 향상, 골프문화의 변화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런데 정부의 대책은 ‘캐디·카트 선택제 도입’이 거의 유일하다. 이밖에 대중제골프장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골프장에 대해 시설비를 저리로 융자하겠다는 대책도 발표했으나 이는 대상 골프장이 단 4개에 불과하고 담보나 이행조건이 까다로와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캐디·카트 선택제 도입’도 문제다. 이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민간이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를 위한 유인책이 전혀 없다. 주말골퍼나 산악형 골프장이 많은 현실에 대한 고려도 없다. 무엇보다 서로 모순이 되는 골프장 원형보전지나 카지노의 3배에 이르는 개별소비세 문제 개선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모조리 빠지고 그저 민간에게만 비용 인하를 권유하겠다고 하는 것이 문제이다.

정부가 가장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할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

우선 골프에 대한 시각부터 바뀌어야 한다. 골프는 취미요, 스포츠요, 산업이다. 취미로서는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관련 있고, 스포츠로서는 국민의 사기를 높이고 국위선양에 기여한다. 산업으로는 내수, 지역경제, 고용 창출에 기여함과 동시에 관광수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골프에 대해 정부는 억압정책만 펴고 있다. 세금은 국내 전 분야에서 최고이며 세계에서도 가장 높다. 무슨 일만 있으면 전가의 보도처럼 골프 금지령부터 내린다. 우리가 정부에 바라는 것은 특혜나 지원이 아니다. 그저 다른 취미나 스포츠나 산업과 동일하게만 취급해 달라는 것이다. 

많은 골프장들이 경영난으로 어렵다. 세금 체납액도 급증해 지방자치단체도 걱정이 많다고 들었다. 경영현실은 어떤 상태인가? 해결방법은?

대부분이 적자다. 사업자가 경영을 잘못해서라기보다는 매출의 35% 이상을 세금으로 지출하는 기형적인 사업구조로 인한 측면이 강하다.

최근 5, 6년간 살기 위해서,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대중제로 전환한 골프장이 40여개에 이른다. 올해도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10개소 이상이 대중제로 전환했고 추후 15개 정도가 추가 전환할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지자체의 세수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를 낳고 있다.

골프장 경영이 악화되다보니 골프장 주변상권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골프가 활성화되면 골프장 뿐 아니라 지역의 골프 연습장과 스크린골프장의 매출이 오르는 효과가 동반돼 서민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정부가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해외 골프 관광객 등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골프 활성화 방안 마련은 불가피하다.

당장 취득세와 재산세 등 골프장 경영압박을 하는 대표적인 중과세의 개선이 어렵다면 50년이 넘도록 유지하고 있는 세계유일의 개별소비세와 골프장이 선택의 여지가 없이 강제로 20% 이상 보유해야하는 원형보전지 등에 대한 차별적인 세제를 해결해 주면 좋겠다. 

이번에 연임하셨다. 앞으로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어떤 것이 있는가?

수십 년간 유지되고 있는 골프에 대한 왜곡된 여론을 바로잡고, 골프관련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

또한 매년 골프주간을 정해 각종 이벤트를 열어 국민들에게 골프를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게 하겠다. 이를 통해 골프인구 저변확대를 가능토록 하여 골프장 사업이 지속가능하도록 경영여건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기존에 하고 있었던 지역특산물 판매와 골프 꿈나무 육성을 위한 지원, 임직원 봉사활동 및 지역사와의 스킨십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다.

소순명  ssm667@naver.com

<저작권자 © 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