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 SNS를 통해 ‘쌀 한 포대의 기적’을 만들어 보자고 지인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제안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약 120여명의 지인들께서 동참해 주었다. 특히 골프장 영업과 식음료팀 부서에서 근무하는 ‘지우회(회장: 최종민)’ 모임에서도 쌀30명분을 보내왔다. 그렇게 모여진 쌀 200포대를 사랑채(김금복 목사)에 전달했다. 사랑채는 올해로 27년째 인연을 맺고 작은 사랑을 전달하고 있는 곳이다. 김금복 목사가 직접 운영하는 곳으로 종묘 결식노인들과 사랑채에 기거하는 결식노인들에게 따듯한 밥을 제공해오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12월1일 가수 남궁옥분, 레이디 티 멤버 선호빈, 김국종 대표(레이크 우드) 내외, 정경조 교수(한국골프대학), 정필용(샤인데일) 상무, 정석천(서원밸리) 팀장, 추보현(코스설계)대표 등을 비롯해 20여분이 동참해 쌀을 전달한 바 있다.

그리고 얼마 전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지난해 동참을 못해 아쉬웠는데 올해는 꼭 ‘쌀 한포대의 기적’에 참여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깜박하고 있었다. 부끄러웠다. 마치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있었던 것 같은 생각에 다시 지인들께 작은 기적을 다시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올해도 역시 반응은 뜨거웠다. 오히려 나눔의 기회에 참여하게 해 줘서 고맙다는 내용이 이어졌다. 골프장 회장님부터 초등학교 5학년 학생에 이르기까지 ‘쌀 한 포대’에 참여 하겠다는 뜻에 올해도 꼭 한번 기적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지난해에도 프로골퍼, 연예인, 멀리 해외 일본, 미국, 태국, 베트남, 뉴질랜드 등에서도 동참한 바 있다.

늘 이맘때가 되면 습관처럼 해야 할 것 같은 ‘봉사’와 ‘기부행사’가 의무감처럼 다가온다. 그동안 단체와 신문사를 통해 실천해왔는데 최근엔 참 많이 경색해진 것 같다. 그만큼 살림살이가 녹록치 못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런가운데에도 개인적으로나마 계속 사랑을 실천할 수 있어 다행이다. 이렇게 시작된 ‘쌀 한 포대’의 기적이 올해도 잘 영글어가고 있다. 
특히 골프 쪽 종사하시는 분들의 참여가 뜨겁다. 역시 나눠 본 사람만이 그 기쁨을 아는 것처럼 골프계 지인 분들은 자발적으로, 그것도 너무도 기쁘게 쌀 한 포대의 행복을 전해온다.

마더 테레사는 “강렬한 사랑은 판단하지 않는다. 다만 주기만 할뿐이다”라고 했다. 쌀 한포대의 기적은 처음 4명으로 시작해 120여분이 참석했고 올해는 200명을 넘어 설 것이다. 그리고 일단 1004명이 되는 그날까지 계속 해 보려 한다. 이후 5천명, 1만명이 넘어서기를 기원하면서 말이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의 힘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한 사람, 또 한사람의 마음과 정성이 모아지면 결식 노일들께서 한 겨울을 지낼 수 있다고 한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세상은 그대의 의지에 따라 그 모습이 변한다. 동일한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은 절망하고 어떤 사람은 여유 있는 마음으로 행복을 즐긴다”고 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함께 나누려는 마음만 있다면 세상은 참 살아볼만 할 것이다. 

사실 골프업계에 종사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타 업종 어디를 둘러봐도 골프만큼 나눔을 많이 실천하는 곳은 없다. 정치인들은 많은 행사에 참여는 하지만 정작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반면 골프계는 이미 습관적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이행하고 있고 나눔에 대한 실천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사랑과 소중한 마음을 담아 보내 준 ‘쌀 한 포대’가 헛되지 않도록, 따듯한 밥 한 그릇 드실수 있도록 대신 그 역할을 하고자 함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투명하게 쓰여 져야 하고 정확하게 전달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것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쌀 한 포대를 보내준 분들의 따듯함과 진심이기 때문이다.

스타 휴 골프장 조한창 회장은 “이 국장 겸손하게 동참하고 싶네. 택배로 그 사랑, 경비실에 보관해 놨네. 꼭 찾아가게. 복받을 거야”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 모든 것이 다 조회장님께 배운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결식 노인분들께 전달할 쌀 생각을 하니 가슴 벅차오름을 숨길 수 없다. 올 겨울 모두가 따뜻하게 자나가길 앙망해 본다.

이종현 편집국장  golf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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