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는 해저드의 한 종류이다. 해저드는 샷을 공략할 때 플레이어가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공략할까를 고민하게 하는 역할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적용된 해저드는 골프의 흥미를 부여하기는커녕 스트레스만 제공한다. 이번 글에서는 올바른 벙커의 구조와 역할에 대해서 알아본다.  또한 벙커는 왜 리노베이션이 필요한가를 알아본다.

골프장 리노베이션은 왜 필요한가? 

좋은 벙커와 리노베이션이 필요한 벙커역사상 가장 위대한 설계자 알레스트 멕켄지는 자신의 책에서 여러 번 해저드에 대해 설명한다. 여러 설명 중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항목은 아래와 같다. 해저드의 일종인 벙커를 디자인하고 시공하는데 있어 아래 항목 4가지에만 충실 한다면 벙커는 그 해저드의 역할은 물론 시각적 아름다움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1. 해저드는 골퍼들의 실수에 의해 발생되는 일종의 벌칙이다.
2. 해저드의 진정한 목적은 게임을 보다 흥미롭게 유도하는데 있다.
3. 해저드가 없다면 라운드가 공평해 진다.
4. 해저드는 기존 자연 모습 그대로 연출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상기 항목을 보고 가장 먼저 리노베이션을 고려해야 할 벙커는 티에서 벙커까지의 거리를 두고 평가 할 수 있다. 벙커는 골퍼들이 샷을 실수하면 들어가는 일종의 벌칙이다. 벙커에 볼을 넣고 싶어 하는 골퍼는 아무도 없다. 그런데, 그런 벙커를 페어웨이 한 복판 또는 아마추어가 잘 들어가는 곳에 있다면 벙커는 공평하지 않은 벙커가 된다. 일반적으로 벙커는 백티(챔피언티) 기준 250미터, 화이트 티(레귤러 티 기준)으로 약 200미터 전후로 설계한다.

그 이유는 벙커가 보일 때 골퍼들이 벙커를 넘겨야 할 지, 피해 가야 할지, 끊어서 가야 할지를 전략적으로 고민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골퍼는 업힐과, 다운힐을 계산하고, 나무를 피해 다음 샷을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서 벙커 공략을 고민한다. 그런데, 벙커가 티로부터 100미터 지점에 있다면, 이는 100타를 전후로 치는 골퍼에게 너무나 가혹한 벙커가 된다. 눈 앞 100미터 지점에 있는 페어웨이 벙커는 어느 정도 구력이 있는 골퍼들은 절대로 빠지지 않는 벙커인 반면에 비기너 골프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못 치는 사람이 100 미터 거리의 벙커에 빠진다면 그 홀에서의 비기너 골퍼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홀이 된다.

따라서 프로골퍼에게는 도전적이면서, 아마추어 골프에게는 보다 안전하게 칠 수 있는 위치에 벙커가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 골퍼와 로우 핸디캐퍼 골퍼에게 모험적인 벙커여야 한다. 상기 항목 중 1번, 2번, 3번에 위배되는 항목이다.
다음은 볼이 벙커 어디에 떨어지는 지 잘 보고 리노베이션 유무를 결정하여야 한다. 단순히 움푹 페인 곳에 모래만 채운다고 해서 벙커가 아니다. 벙커에 떨어지는 볼은 벙커 샷을 잘 구사할 수 있는 곳에 볼이 굴러 와야 한다. 벙커에 떨어진 볼이 벙커 사면에 그대로 멈춰 있다면 해당 벙커는 올바른 구조라 할 수 없다.

〈위사진〉은 미국PGA 토너먼트를 위한 벙커 세팅 사진이다. 벙커 사면은 최대한 매끄럽게 하고, 바닥 면은 톱니처럼 갈퀴로 긁어 볼이 제대로 설 수 있도록 조성한다. 벙커라고 모래의 양이 많거나, 너무 모래가 부드럽거나, 딱딱하여 벙커의 역할을 못한다면 벙커는 골프의 흥미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골프 재미를 떨어트리는 해저드가 된다. 벙커에 볼이 떨어지더라도 굴러서 볼이 치기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 곳은 일반적으로 벙커 중 평평한 바닥 면이 된다. 외국 PGA 대회를 시청하다 보면 골퍼들이 벙커샷을 구사하는데, 대부분의 선수들은 벙커를 매우 멋지게 탈출한다.

그런데, 벙커에 떨어진 볼의 위치를 보면 일반적으로 벙커 속 볼의 위치는 일정하다. 벙커 중 비교적 평평한 곳에 볼이 굴러 멈춰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선수가 운이 좋은 것이 아니라, 벙커를 그렇게 설계하고 공사했기 때문이다.
〈계속〉

류창현 ㈜R&H 대표이사  golf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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