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데스크칼럼
골프장, 누구를 위한 핀 위치인가?

 

 

8.jpg

얼마 전 용인에 위치한 A골프장을 갔다. 락카로 들어서는데 이곳 회원과 직원이 언쟁을 높이고 있었다. 이유는 “그린의 핀 위치를 상식 이하로 꽂아 놓았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핀 위치냐?”고 따져 물었다.

실제로 코스에 나가보니 핀의 대부분의 위치가 ‘그린 좌측 끝, 우측 끝’ 아니면 ‘그린 앞쪽 끝이나 뒤쪽 끝’에 꽂아 놓았다. 더 황당한 것은 벙커가 있는 그린 앞 쪽에 핀을 꽂아 4명중 2명이 벙커에 빠졌다. 그런가 하면 시쳇말로 솥뚜껑이라고 표현하는 마운드 내리막 중간에 핀을 꽂아 남은 퍼터 거리보다 컵을 지나가는 거리가 더 많았다.

그러고 보니 요즘 국내 골프장 그린 핀 위치가 대부분 그린 안쪽이 아닌 바깥쪽에 많이 꽂혀있는 것을 많이 본다. 강북에 B골프장은 그린이 어렵기로 소문난 곳이다. 이곳 역시 2, 3년 전부터 핀 위치 때문에 이곳을 찾는 골퍼들이 애를 먹고 있다. 상식 이하의 핀 위치로 인해 그린에 잘 올려 놓고도 예전보다 성적이 안나온다며 코스레이팅이 왜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여러번 상식적인 핀 위치를 요구했지만 번번이 묵묵부답이었다.

물론 핀 위치에 대해 룰로서 규정해 놓은 것은 없다. 하지만 프로 대회와 달리 아마추어 골퍼들은 코스레이팅에 가까운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대한골프협회는 핀 위치에 대해서 교육을 하고 있다.

6번 아이언 이하의 롱아이언을 사용할 때는 벙커 바로 뒤에 핀을 꽂지 말라고 교육한다. 대신 그린 중간이나 뒤쪽에 핀을 위치하라고 권한다. 반면 9번 이하 쇼트아이언일 경우엔 벙커 바로 위쪽에 위치해도 된다고 말한다.

뿐만아니라 그린 좌우, 전후 끝 쪽에 핀 위치를 정할 때도 두 클럽 정도, 3, 4발자국 거리에 핀을 위치 시켜야 한다.

코스 설계가 A씨도 “그린엔 공략이 가능하도록 핀을 꽂을 수 있는 최소 3곳에서 많게는 6곳까지 포인트를 둬 설계를 한다. 이는 코스레이팅과 핸디캡을 감안한 핀 위치의 그린 설계이라”는 설명이다.

그럼 왜 이토록 국내 골프장에서 프로대회도 아닌데 핀 위치를 상식 이하로 운영하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딱 하나이다. 그린 컨디션이 안 좋으면 모든 책임이 코스관리부로 쏟아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내 골프장 오너들은 그린 스피드와 그린 컨디션에 민감하다. 이렇다보니 국내 코스관리부 직원들은 정작 비싼 그린피를 내고 누려야 할 골퍼의 그린 서비스를 빼앗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골퍼를 위한 서비스는 없어지고 직원들의 그린 관리 차원에서만 핀 위치가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코스설계의 거장 가토 슌수케는 “핀 위치는 잘 친 사람이 이득을 보고, 못 친 사람이 손해를 봐야 한다. 그렇지 못한 골프장은 순수성을 잃은 것이다”라고 했다. 그런데 요즘 국내 골프장의 경우 파 온 시킨 골퍼가 보기를 하고 그린에 올리지 못한 잘못 친 골퍼가 파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핀 위치는 관리 위주가 되어서는 안된다. 골퍼들을 위한 핀 위치가 되어야 한다. 그린 위의 핀 위치도 이젠 자기 창의성과 철학이 담겨야 한다. 골퍼의 마음까지 읽는 핀 위치를 생각해야 한다. 예전에는 골프장 마다 헤드프로가 있어 핀 위치에 대해 함께 상의하고 정해줬다.

이제는 코스관리부 몫이다. 단순히 답압을 줄이고 잔디 관리 잘하려는 핀 위치 운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고객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는 핀 위치되어야 한다.

대한 골프협회는 전국 골프장 코스 관리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곧 핀 위치에 대한 교육을 할 방침이다. 그동안 간과 되어온 핀 위치가 이젠 골프장 운영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골퍼의 시선과 생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깊이 통찰해야 할 것이다.

 

이종현편집국장 [huskylee12@naver.com] 2014/06/25 16:55:48  Copyright 레저신문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종현  huskylee12@naver.com

<저작권자 © 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종현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