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골프장 취재를 갔다가 묘한 상황을 목격 했다.
젊잖아 보이는 50대 중년의 한 골퍼가 이곳 대표이사를 급히 찾았다.
내용인 즉 다른 골프장은 캐디피가 12만원인데 여긴 왜 올려주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가뜩이나 캐디피 인상 문제로 골프장마다 골치 아픈데 설상가상이었다.
이 말을 한 중년의 골퍼는 정작 본인이 라운드 할 때는 누가 참견하면 화를 내기로 소문난 골퍼라고 한다.
톨스토이는 말은 생각한 다음에 하고 사람이 듣기 싫어하기 전에 그만두어야 한다고 했다.
이 골프장 대표는 골프장에서 손님을 맞다 보면 별의별 일이 다 있다고 말한다.
전 사장때는 잔디상태가 좋았는데 지금 사장이 와서는 왜 잔디가 나쁘냐, 실력없고 재수 없는 사람이 들어와서 그런 것이 아니냐며 이유와 상황에 대해서는 듣지도 않고 자신의 말만 쏟아 내고는 가 버린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당신이 그따위 식으로 하면 내가 회장 친구인데 그만두게 할꺼야라는 다소 심한 언사까지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말이란 날이 시퍼렇게 설수록 자신도 똑같이 그 칼날에 다칠 수 있다.
탈무드에서는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긴 혀를 보고 알 수 있다고 했다.
말뿐만이 아니라 행동에서도 아직 무례한 골퍼들이 눈에 띤다.
몸을 닦는 수건으로 자신의 구두를 닦는가 하면 드라이기를 자신의 주요 부분에 바짝 갖다 대고 말리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함께 사용하는 락카 의자에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아 통로를 막은 채 전화에만 집중하고 있는 골퍼도 눈에 띤다.
샤워를 하면서 옆 자리에 물과 비누 물이 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용무만 보고 나가 버린다.
달 포전 일본 삿포로 골프장을 다녀왔다.
들어갈 때 슬리퍼가 앞으로 향하게 하는 정돈은 물론 옆의 골퍼왔 물이 튈까봐 조심스럽게 닦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또한 자신이 사용한 목욕탕 의자와 주변을 깨끗하게 닦아 놓고 나가는 모습은 더더욱 인상적이었다.
단 한 명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의자와 주변정리를 하고 나가는 모습이 부럽기까지 했다.
누가 보건 안보건 이들은 일치된 행동을 보였다.
남왔 피해를 주지 말자는 일본의 메이와꾸 문화에서 우리도 배워야 할 것은 배워야 할 것이다.
너무 높이 올라갔기에 교만과 욕심이 하늘을 찌르면 반드시 후회한다는 항룡유회(亢龍有悔)란 고사성어가 있다.
더 이상 오를 데가 없어 상대방을 존중할지 모르고 함부로 말한다면 그 불편함과 고통은 다시 네게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골퍼의 가장 큰 덕목과 기본은 바로 에티켓과 룰을 지켜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종현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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