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일감몰아주기, 내부거래 의혹 현장조사

태광그룹이 운영하는 휘슬링락(강원도 춘천) 골프장이 2016 국정감사에서 19만5000원하는 김치를 놓고 태광그룹 일감몰아주기가 아니냐는 국회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국감에 앞서 이미 공정위는 지난 9월 태광산업과 흥국생명 등 태광그룹 계열사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에 대해 현장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를 통해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이호진 전 태광회장 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는지에 대해 엄중히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태광그룹 계열사가 시중가보다 비싸게 김치와 와인 등을 계열사인 휘슬링락 골프장과 메르뱅으로부터 임직원 선물용으로 각각 구입했다”고 지적했다.

메르벵은 이 전 회장 부인 신유나씨와 딸 이현나씨가 지분 100%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치를 제조해 판매한 휘슬링락은 티시스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전 이회장 지분이 51%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시중에서 김치 10kg에 5만원하는 것을 휘슬링락CC는 19만원대 판매했다. 터무니없이 김치를 사오면 돈은 누가 버냐며 계열사를 통한 배임 횡령이 아니냐”며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도 "티시스 등은 이호진 회장의 100% 자회사였는데 골프장과 합병해 거래비율을 낮췄다. 이러면서 일감 몰아주기에 빠져나갔다"며 "시너지가 아닌 편법적 회피"라고 비판했다. 

태광 측은 이에 대해 "골프장이 3개월 쉬는 기간 동안 내부에서 김장을 담가 내부 판매하고 있다. 강매가 아닌 복지성으로 나눠주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태광그룹 계열회사의 직원 부인 K씨는 “회사에서 김치를 줬는데 가격이 무려 19만5000원이라고 한다. 차라리 돈으로 주면 더 값지게 쓸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흥국생명 등은 몇 년 전부터 직원들에게 김치나 와인, 또는 더치커피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판매하는 회사가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라는 점에서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결국 김치를 비롯한 더치커피, 와인 제품들은 그룹 내 다른 계열사가 생산하고 있는 것을 고가로 구입해 나줘 주고 있어 비판이 일고 있는 이유다.

정무위는 지난 10월 11일 태광그룹을 비롯해 기업인 일반 증인들의 답변이 불성실했다고 평가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총수가 있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다. 총수 및 친족이 주식의 30%(비상장 20%) 이상을 갖고 있고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또는 해당 계열사 연간 매출의 12% 이상이면 감시대상에 포함된다. 

따라서 휘슬링락 골프장의 19만5000원 알타리무김치 내부 구입은 계속해서 불씨로 남을 것으로 보이며 공정위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종현  huskylee12@naver.com

<저작권자 © 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