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은 백성의 소소한 부분까지도 손수 챙겼기에 왕의 위엄보다는 나라의 아버지로서 존경받을 수 있었다. 한 예로 국가에 징발된 군사들은 늘 기한 전에 돌려보냈다. 또한, 노비가 주인으로부터 혹형을 당하지 않도록 처우를 개선해 주었다. 또 놀랍게도 관비의 출산 휴가를 7일에서 100일로 연장해 줬다. 산 후 7일 후에 나와서 일을 하는 것은 잘못된 제도임을 알고 개선해 줬다. 뿐만아니라 산모가 목숨을 잃으면 산모의 남편에게도 30일의 휴가를 주었다.

5백년이 지난 지금의 제도와도 맞닿아 있을 만큼 백성의 안위와 불이익을 대변하려고 노력했던 임금이다. 지금처럼 자신의 표밭만 의식해서 당리당략하는 정치인들과는 현저하게 비교가 된다. 

요즘 김영란법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참 많다. 일각에서는 찬성하는 반면 또 일각에서는 걱정하는 추세다. 정작 국회의원과 시민단체는 김영란법에서 빠진 채 전 국민이 법 저촉 여부의 혼란에 빠져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장차관 모임에서 “내수진작을 위해 장차관들도 골프를 치라”고 한 말을 놓고 정쟁을 펼치며 국민을 흑백논리에 빠트리고 있다.

대통령은 소비 진작을 위해서 ‘골프를 치라’하고 국회 야당의원들은 그런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연일 “이런 비상시국에 골프를 권유 하다니...”라며 비판하고 있다.

지금 정치인들은 진정 국민을 위해서 대변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자신의 당과 당략, 그리고 국민의 표만 의식해서 하는 발언인지를 묻고 싶다. 한쪽 여당에서는 골프에 채워진 사치성 족쇄를 풀어주자면서 ‘개별소비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야당에서는 ‘부자감세’라면서 절대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참 아이러니하게도 국회에서 그렇게 골프를 비하하고, 망국의 적으로 비판하던 국회의원들도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어찌 그렇게 골프장을 자주 찾아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는 비단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전직 대통령들도 골프를 그렇게 비판하고 모른척하던 분들이 틈만나면 골프장에 와 라운드를 하곤 한다.  

정치인들은 진정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얼마만큼 노력하고 고민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김영란 법의 취지는 국민 누구나 다 찬성하고 투명해 지는 사회에 대해 박수를 칠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으로 들어가면 정작 그 피해는 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사과, 배, 딸기를 농작하는 농민들은 판로가 막히고 소비가 줄어들게 된다. 멸치를 비롯해 수산물 도 마찬가지 이다. 비근한 예로 수도권 S골프장에 들어오는 인근 지역 농산물 세트가 최근 들어 전혀 판매되지 않는다고 한다. 현지 농수산물을 수확하는 농. 어업민들 역시 소비가 크게 줄어들어 고민이라고 한다. 소비가 줄어들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 가게 된다. 보다 현실적인 김영란법 개정이 나와야 하는 이유이다.  

세종대왕은 “백성이 나를 비판한 내용이 옳다면  그것은 나의 잘못이니 처벌해서는 안 되는 것이오. 설령 오해와 그릇된 마음으로 나를 비판했다고 해도 그런 마음을 아예 품지 않도록 만들지 못한 내 책임이 있는 것이니 어찌 백성을 탓할 것인가”라고 했다.

김영란법은 그동안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막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시행됐다. 그러나 정작 내수 활성화에 직격탄을 맞고, 대부분의 국민이 예비 범법자의 범주에 있다면 이 역시 옳은 제도는 아닐 것이다.

높은 자리에 있는 것은 권한이 아니라 책임이 커진다는 것이다. 높은 자리에 있는 것은 권한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섬김을 해야 하는 자리이다.

지금의 정치는 500년 전, 백성을 아끼는 세종대왕의 은전부터 먼저 배워야 할 것이다.

이종현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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