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바엔 “올림픽서 퇴출 시키자”, “차라리 아마추어 선수로 제한하자” 의견 분분

2016년 8월6일부터 22일까지 16일간에 걸쳐 열리는 브라질 리우올림픽 골프종목이 톱랭커들이 속속 불참을 선언하면서 반쪽자리 대회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뿐만아니라 112년만에 어렵게 부활된 골프종목이 존폐위기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세계랭킹 1위 제이슨데이(호주)는 "가족에 앞서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브라질의 불안한 치안과 지카바이러스의 감염 위험을 지적하며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앞어 로리메킬로이(북아일랜드)도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될 우려가 적다고 하더라도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가고 싶지 않다”며 역시 불참을 못 박았다.

이외에도 세계랭킹 8위 애덤 스콧(호주), 마크 레시먼(호주)이 불참을 선언해 미국과 가장 치열한 남자 금메달 국가로 평가 받았던 호주가 비상이 걸렸다. 남아공화국 역시 루이 우스트히슨, 샬 슈워츨도 불참을 선언했고 미켈 앙헬 히메네스(스페인), 비제이 싱(피지)도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세계랭킹 2위 조던 스피스(미국)가 불참 쪽으로 기울고 있어 그야말로 리우 올림픽은 반쪽짜리 대회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랭킹 6위 리키파울러(미국), 9위 대니 월렛(영국)도 참가를 두고 고민하고 있지만 불참 쪽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한 일본 최고의 남자 골퍼인 마쓰야마 히데키(세계랭킹 16위)도 올림픽에 안 가겠다고 발표했다. 마쓰야마 역시 지카 바이러스 위험 때문이라는 이유를 달았다.

여자 선수들도 똑같은 이유를 들어 불참을 선언하는 선수가 나타나고 있다. 제일 먼저 불참을 선언한 선수는 리-앤 페이스(남아공)로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건강 우려 때문에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유는 다르지만 세계랭킹 3위 한국의 박인비 선수도 불참이 확실시 되고 있다. 따라서 여자선수들도 불참 선언 선수가 나오면서 세계 랭커들 가운데서 불참자들이 속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달리 한국 남녀 선수들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선발 기준 마지막 대회인 US여자오픈서 배수의 진을 치며 4장의 티켓을 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세계랭킹 3위 박인비(28·KB금융그룹), 5위 김세영(23·미래에셋), 6위 전인지(22·하이트진로) 8위 양희영(27·PNS) 등 상위 4명이 올림픽에 가장 다가서 있다. 그 뒤로 10위 장하나(24·BC카드), 11위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에 이어 14위 이보미(28·혼마골프)까지도 마지막 대회에 따라 출전 가능성이 엿보인다.

남자선수들도 2장의 티켓이 걸려 있는 가운데 세계 랭킹 28위 안병훈(25·CJ)과 40위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가운데 왕정훈과 이수민이 마지막 대회에서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한국 선수들과는 다르게 세계 톱 랭커들의 잇단 불참이 이어지자 배리 마이스터(68. 뉴질랜드) 국제 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골프는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남아 있을 필요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런가하면 세계랭킹 1위, 테니스여제 윌리엄스(35. 미국)는 “골프선수들의 올림픽 불참은 슬픈 소식”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에따라 골프는 2016년 리우 올림픽과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지만 톱 랭커들의 불참 선언이 잇따르면서 이후 올림픽까지의 존립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에대해 한 스포츠 평론가는 “육상이나 수영은 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이 성공을 열어준다. 하지만 골프나 야구 농구 등 프로선수들이 참여하는 스포츠는 자신의 몸값 관리에 더 관심이 많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그는 “차라리 이럴바에는 프로골퍼가 아닌 아마추어 선수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올림픽에서 골프 종목은 아마추어가 아닌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남녀 각각 60명씩을 선발하기 때문에 아마추어 선수가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극히 드물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3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미국 농구 대표팀 간판스타 스테판 커리(28·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르브론 제임스(32)도 리우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남자. 여자 테니스에서도 상위 랭커들이 불참 의사를 밝히고 있어 눈길을 끈다.

112년 만에 올림픽 종목으로 부활한 골프는 단체전 없이 남녀 개인전만 열린다. 남자부의 경우 8월11~14일, 여자부는 대회 막판인 8월17~20일 열린다. 리우데자네이루 서남쪽 바하 다 치주카에 새로 조성된 올림픽골프장은 남자부는 파71에 전장 7350야드, 여자부는 전장 6500야드로 세팅된다. 골프장은 매우 플랫하며 나무나 언덕은 거의 없고 해저드가 핸디캡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 별로 쿼터를 부여해 남녀 각각 60명이 출전한다. 경기는 4라운드 72홀 스트로크플레이를 펼쳐 메달 색깔을 결정하게 된다.

이종현  huskylee12@naver.com

<저작권자 © 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