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에서 보지 못한 스코틀랜드풍 링크스 코스

중국 10대 골프장에 선정된 청도 동해안의 타이거비치링크스클럽

중국 산동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지역의 한 곳으로 칭다오는 인천공항에서 1시간여 비행거리라서 한국골퍼들이 많이 찾는 지역이다. 골프장들이 즐비하고 따뜻한 날씨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골퍼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역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날씨도 매우 흡사하여 인기지역 중 한곳이다. 그 곳의 골프장 중 허허벌판이자 해변에 자리한 타이거비치링크스코스는 대만 실포트 그룹(Silport Group, 욱보그룹: 회장 송쾅만)이 상해에 이어 두 번째 준공한 골프장이다. 타이거비치링스는 중국 청도, 위해, 연태에서 모두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골프장 컨셉은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류스 올드코스(St. Andrews Old Course)를 아시아지역에 그대로 옮긴 전형적인 링크스코스이다. 골프장입구 진입로에 들어서면 길게 늘어선 침엽수림과 좁은 흙길이 손님을 맞이한다. 클럽에 도착해 둘러봐도 단층 벽돌의 골프텔과 탁 트인 전망, 카트길이 없는 페어웨이, 항아리형 벙커 그리고 멀리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색다른 풍경이다. 북아일랜드나 스코틀랜드에서나 느낄 수 있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 같은 자연 그대로의 코스를 타이거비치링크스 코스에서 체험할 수 있다.

아시아 대륙에서 자리잡아가는 보기 드문 스코틀랜드형 링크스코스

산동성은 70여 개의 골프장이 있고 그중 절반 이상이 동부지역인 청도(青岛), 연태(烟台), 위해(威海)에 몰려 있다. 청도와 위해 지역에만 약 20개의 골프장이 있다. 그 가운데  허허벌판에 드러난 맨땅의 골프장은 타이거비치링스 코스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중국에서 10대 골프장으로 선정되었고 골퍼들의 호, 불호가 갈리는 것일까? 답은 하나다. 스코틀랜드형 링스 코스이기 때문이다. 골프코스의 원조인 스코틀랜드 링크스는 나무가 못자라는 황량한 해안가 모래바람의 언덕에서 개발되었다. 억세고 질긴 풀과 깊은 항아리 벙커, 강한 바닷바람과 모래 둔덕위의 벌판이 스코틀랜드 링크스의 공통된 특징이다. 근래에는 너도나도 링크스라는 이름을 가져다 붙이지만 본래 링스의 의미는 스코틀랜드 링크스를 이야기 한다. 타이거비치링스 코스는 중국은 물론 동남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진정한 링크스코스다.

타이거비치링크스는 2km에 달하는 해변을 끼고 조성된 코스로서 시시각각 방향 바꾸는 바닷바람, 2m 깊이의 항아리 벙커, 무릎까지 올라오는 러프, 단단하고 빠른 그린, 확 트인 해변의 파도소리까지 전형적인 스코틀랜드 링크스코스의 특징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야생토끼, 양떼, 나무울타리, 옛가옥 등 척박한 땅에 인간의 손길을 최소화 해 꾸민 코스여서 대자연에 돌아온 듯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타이거비치에서 라운드를 하다 보면 마치 자신이 세인트앤드류스 올드코스에서 플레이하는 프로가 된 착각을 한다. 

포장도로, 승용 골프카, 그늘집, OB, 나무그늘이 없는 골프장

칭다오 공항에서 고속도로를 거쳐 골프장 집입로에 들어서면 붉은 황토 섞인 모랫길이다. 이후 도로나 카트길이 없다. 자연그대로 걸어 다녀야 하는 코스만 보인다. 타이거비치링크스 코스를 돌다보면 플레이어들은 “어? 왜 그렇지?”하는 것들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 골프장에서 보는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카트도로가 없다. 더욱이 코스에는 승용골프카가 없다. 물론 길도 없다. 캐디가 끄는 수동골프카트가 전부다. 18홀을 돌다보면 그늘집도 안보인다. 18홀 전코스내에 바닷가 쪽으로 오두막 같은 화장실 하나가 전부다. 코스엔 OB도 없다. 전코스에 OB가 없으니 다른 홀로 넘어가도 떨어진 지점에서 치면 된다. 햇살이 따가우면 피할 나무그늘도 당연히 없다. 인코스 7번 홀 그린 좌측의 해송 몇 그루가 전부다. 

억센 러프, 항아리 벙커, 빠른 그린, 7222야드 전장, 해안의 맞바람엔 공포가

링스코스가 그렇듯이 해안가라서 나무가 좀처럼 바닷바람을 이기지 못한다. 따라서 질기고 억센 페스큐 잔디만이 비관리 지역에 무릎까지 자라 러프에서 볼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골프장 관리운영비는 적게 든다. 그린피도 그리 비싸지 않은 이유다. 일단 러프에 빠지면 탈출이 급선무다. 리커버리 샷은 자살행위이다. 온그린을 위해 그린을 바라보면 덜컥 겁부터 난다. 항아리 벙커 두세 개가 반드시 그린좌우, 앞뒤에서 입을 떡 벌리고 있다. 7,222야드로 엄청 긴 코스 전장은 캐디가 불러주는 거리에 두 클럽은 크게 잡아야 그린에 올라가는 홀이 많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한 맞바람에 짧으면 그린 프런트 사이드에 떨어지고 그러면 영락없이 굴러서 항아리 벙커가 삼켜버리기 때문이다. 그린 앞에서 굴려서 그린에 볼을 올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너무 띄우면 바람에 실려 그린을 벗어난다.  

타이거비치에서 생존 3가지 명심해야 

골프가 그렇고 링크스클럽이 그렇듯 자연에 순응하지 않는 골퍼에게 응징하는 곳이 타이거비치이다. 그러나 바람과 언덕과 지형 등 자연에 순응하고 인정하며 겸손한 골퍼에게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는 곳이 또한 타이거비치링스이다.

실수로 볼이 러프에 빠지거나 항아리 벙커에 빠졌다면 이를 복구하려 무리하게 애쓰지 말아야 한다. 화를 부를 뿐이다. 인정하고 러프를 벗어나는 겸손한 노력과 항아리 속에서 2m가 넘는 벙커 벽을 넘겨 온그린 시키겠다고 안달하면 분명 그 홀은 망가진다. 뒤나 옆으로 빼서 올리는 겸손함이 필요한 곳이다. 그리고 캐디가 불러주는 거리, 오르막과 내리막, 바람의 방향, 그린의 흐름 등에 대해 믿어야 한다. 다만 그 거리는 그린의 프런트 라인까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거리를 넘겨야 온이 된다. 우리는 자신을 과신한다. 마치 제일 잘맞은 클럽의 거리가 자신의 레귤러 거리로 아는 것처럼.

호불호가 분명한 골프장, 타이거비치링크스의 송쾅만 회장은 이것을 노렸다.

타이거비치를 다녀간 한국 골퍼들의 반응은 호불호로 완전히 나뉜다. 하수들은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골프장으로, 고수들은 타이거비치링크스코스 매니아로 남는다. 송회장이 스코틀랜드를 수없이 다녀오면서 노린 계산인지도 모른다. 그는 타이거비치가 유명한 골프장으로 북적이기보다는 링크스코스의 진정한 모습에 경의를 표할 줄 아는 골퍼가 소수라 할지라도 그들이 타이거비치링크스 코스에 순응해야 한다는 진리가 변함없기를 바란다. 

타이거비치링크스코스와 리조트에서는 언어에 대한 장벽이 거의 없다. 모든 직원들과 캐디들은 기본적인 한국어를 한다. 식당의 메뉴 역시 한국음식 기준이고 조리장은 제주 나인브릿지에서 교육 받는다고 한다. 소주도 종류별로 준비되어 있어 ‘추인추러(처음처럼)’에 ‘청도맥주’를 섞어 마시는 ‘한중 폭탄주’가 인기다.

리조트는 공간이 다소 넓은 편이다. 체류하기에는 이곳이 편하다. 최근 타이거비치 링크스 코스 주변은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리조트에서 10분 거리에 마사지 샵, 노래방 등 모든 시설들이 준비되어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수 있다.

타이거 비치의 5번 홀을 지나다 보면 눈에 익은 돌다리를 만나는데 바로 세인트앤드류스 올드코스의 돌다리와 매우 닮았다. 송회장은 이곳 타이거 비치가 좀 더 스코틀랜드 스타일을 갖추면서 또 올드코스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자 여러 번 수정을 거쳐 지금의 유사한 돌다리를 만들었다. 

김계환 발행인  webmaster@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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